11 월 5 일 저녁부터 11 월 6 일 새벽까지의 일기

술을 먹었다. 맛나게 먹었다. 연습이 끝나고 먹는것이어서 달았다.

2 시간 동안 혼자서 소주를 두병 먹었을 거다. 게다가 친구들 고기 구워주느라고 나는 솔직히 고기를 얼마 못먹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안주를 아니먹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깡소주를 2 시간 만에 2 병을 먹었다는 거다.

그래, 부작용이 있었다. 반작용이 있었다. 맛이 갔다. 아무튼, 그 상황에서도 나는 정신은 차리고 있으므로 집에 가겠다는 강렬한 의무감을 느꼈다. 그래, 가서 자야지. 가서 깨끗하게 씻고 따뜻한 옥장판에 등짝을 누비면서 자리라. 그래서 753(숭실대앞에서 응암동까지)을 타고 갈 생각을 하고 그것을 탔다.

타고 기절해 있는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누군가가 날 치면서 "핸드폰 주워요." 하는 말에 핸드폰을 들고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헐레벌떡 내린 것이다. 내려보니 여의도.


"...좆됐군."


일단 그래도 그것이 막차가 아님을 확인하곤 마지막 753을 기다리기로 했다. 술을 깨기 위해 나무 주변을 뱅글뱅글 돌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753이 달려가고 있었다. 멍하니, 저 앞으로 가는 753을 보며 황망해 하다가 바로 뒤에 오는 503을 보고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503은 서울역 앞으로 간다. 좋아, 거기서라면 어떻게 걸어서 갈 수 있을거야. 1시간? 좋아 가자!

그렇게 503을 타고,
죽었다.



문득 기사 아저씨가 날 깨워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여지없이, 급하게, 버스에서 내렸다. 그리고 여기가 어딘지 확인하려는 나에게 거대한 팻말이 있었다. 졸려서 눈이 가물거리는 상태로 그것을 가만히 읽었다.

-어서오십시오, 미래도시 광명입니다.

...응? 서울이 아냐?



사태 파악에 나선 난(순간적으로 정신이 확 들었다) 이곳이 서울이 아님을 확인하곤 좌절했고, 주머니에 돈이 십원도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달은 순간부터 급히 살기 위한 발악을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을 확인하곤 근처에서 가까운 아는 곳과의 거리를 쟀다. 대충 학교와 가까웠다. -생각해보라, 학교에서 떠났는데 학교와 가까워지다니. 이런 말도안되는..

아무튼 그 비극 속에서 학교로 돌아가서 자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가 약 1시경, 하지만 명확한 방향을 알 수 없으므로 급히 주변사람에게 위치를 파악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이 친구가 정말 감사하다.-네비게이션을 받았다. 거리는 대충... 멀다. 아놔 멀다. 독산역에서 숭실대입구역까지 가라니. 말도 안돼. 이건 비극이야.

그래서 독산역을 지나 일단 가산디지털단지역에 도착했다. 그래, 걸어서 거기까지 가본 결과는 간단했다.

-이대로 가다간 난 오늘 중으로 죽는다.

무언가 탈것이 필요했다. 돈은 없다. 그러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순 없다. 결론적으로 자전거가 가장 상책이었고, 급히 자전거를 찾기 시작했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묶이지 않은 자전거가, 자전거가.. 있다! 그래서 그걸 타고

달렸다. 난. ㅠㅠㅠㅠㅠㅠㅠ

나의 어제 명확한 이동 경로다. 거리는 10킬로미터가 넘는다 (..)

새벽 3 시경, 학교에 도착한 난 흡족한 맘으로 잠들었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정말 병신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으며 좌절했다.ㅠㅠ

by 샤랑 | 2008/11/07 00:06 | Lif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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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교 at 2008/11/07 16:00
죽지않았....
Commented by 샤랑 at 2008/11/09 05:12
이 로교가 내가 아는 그 로교가 맞는가.
Commented by 로교 at 2008/11/09 21:18
아마도 그럴 것이외만 ㅋ
Commented by mias at 2008/11/18 19:10
너무 드라마틱합니다.. 정말 고생하셨네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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